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 중 하나인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가 11일 사상 처음으로 2만 선을 돌파했다. 계엄 사태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등 다른 글로벌 증시와 달리 미 증시만 연일 홀로 신기록을 써 나가는 모양새다. 월가에선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미 우선주의’가 본격화되면 미 증시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7.65포인트(1.77%) 오른 20034.89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가 2만 선을 넘은 건 1971년 지수 출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43% 급등했고 올해도 33% 올랐다. 다만 S&P5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49.28포인트(0.82%) 오른 6084.1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99.27포인트(-0.22%) 내린 44148.56에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에서는 테슬라와 구글, 엔비디아, 메타 등 빅테크들이 장중 신고가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달성을 견인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되는 등 최측근으로 부상한 것에 힘입어 5.9%나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 CEO의 순자산은 4392억 달러(약 628조4074억 원)에 이른다”며 “세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자산 4000억 달러를 돌파한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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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발표된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7%로 예상치에 부합한 것도 시장의 기대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5%로 반영했다. 금리 인하 전망에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이날 다시 10만 달러선을 회복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