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에타 레빗 일대기 그린 ‘사일런트 스카이’
국립극단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배우 안은진(헨리에타 레빗 역)이 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2.09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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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공연하는 친구들을 우당탕탕 집에 초대했어요. 친구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할 만큼이었죠. 그래도 첫공연 전에는 떨리더라고요.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서는 ‘이게 무대의 맛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은진)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안은진이 7년 만에 국립극단 ‘사일런트 스카이’로 연극 무대에 섰다. 여성에게는 투표권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시대를 살았던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인생과 업적을 담아낸 작품이다.
안은진은 “드라마는 중요한 부분을 가까이 촬영할 수 있지만 무대연기는 멀리서 전체를 봐야 하니까 표정과 말 말고도 몸이 주는 힘과 감각을 빨리 찾아야 했다”며 “(전)미도 언니에게 전화해 몸의 표현을 확장시키고 싶다고 했더니 좋은 솔루션을 줘서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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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이기에 낯선 캐릭터가 주는 신선함이 있다.
이에 대해 김민정 연출은 “역사적으로 지워졌던 작은 개개인의 이야기”라며 “21세기가 더디지만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그림자처럼 가려졌던 이야기가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안은진은 “캐릭터를 연구하는데 있어 우주, 하늘, 별의 이야기와 가까워지는 것부터 먼저 시작했다”며 “과학이 전해주는 위로와 울림이 있구나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성이건 남성이건 한 인간으로서 모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남녀노소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기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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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은 “‘유리우주’라는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천문학을 공부하는 여성 과학자들을 만나 인터뷰도 했다”며 “지금도 우주라는 광활하고 닿을 수 없는 것의 존재를 공부한다는 것이 막연할 수 있는데, ‘왜 누군가는 그 꿈을 계속 좇고 있을까’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박지아는 “윌러미나는 아들을 혼자 키우는 스코틀랜드 출신 이민자로 생활력과 책임감이 강한 여성”이라며 “작품에 몰입하지 못해고 개인적인 일로 힘들때마다 ‘윌러미나도 나와 같이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일 하면서도 많은 업적을 이뤄낸 대단한 여성이구나’ 하면서 제 상황을 윌러미나와 동일시하기도 했다”고 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홍서영은 작곡가의 꿈을 품은 헨리에타의 동생 마거릿 역을 연기한다. 헨리에타는 마거릿의 피아노 연주를 듣다가 별의 밝기와 음계 간 유사성을 파악해 ‘레빗 법칙’을 발견했다.
홍서영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한다. 그는 “작품 안에 음악이 녹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간단한 피아노 연주 몇 개로 시작했다가 점점 범위가 넓어져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미스 터치 하나 없게 하려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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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는 28일까지 공연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