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 “尹, 계엄직후 직접 전화 방첩사령관은 체포대상 명단 불러줘” 한동훈 “정치인 과천에 수감계획 파악” 특전사령관 “尹 ‘707 어디있나’ 전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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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정치인 체포와 이를 위한 병력 투입을 직접 진두지휘한 정황과 증언이 나왔다. 시계를 45년 전으로 되돌리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준 심야 계엄 선포가 “야당에 경고만 하려던 것”이라던 윤 대통령의 당초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6일 국회를 찾아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 53분 내게 안보폰으로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하라’며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말했다”고 면담에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홍 차장은 이후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면서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체포 대상자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포함됐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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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계엄군의 국회 진입 상황을 직접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계엄 직후 707특임단 등 계엄군을 국회 등으로 보내는 역할을 맡았던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작전 수행 도중 전화를 걸어 ‘707 특수임무단 부대가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계엄 당시 국회 본청 외곽 경계 임무를 맡았던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전화해 ‘거기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