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주요 재료 배추·무, 전년 대비 가격 급등 시민들 “채솟값에 김장 고민…규모 줄일 계획” 전문가 “먹거리 물가 중요…공급량부터 늘려야”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로 진입했지만 이번 여름 폭염으로 채소 물가는 11.5% 상승했다. 특히 주요 채소 10가지는 지난해 동월보다 20% 상승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9월 채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5%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배추는 53.6% 상승해 지난 72.5% 상승한 2022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무, 상추는 각각 41.6%, 31.5% 올랐다. 4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배추, 무 등 채소가 판매되고 있다. 2024.10.0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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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국산 배추까지 수입하는 등 급등하는 배춧값 잡기에 나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장 재료인 무 가격까지 뛰면서 시민들은 물가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10월 배추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10㎏당 1만5000원 안팎이다. 2만4000원을 넘나들던 지난달보단 낮아진 가격이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8%, 평년과 비교해도 43% 오른 값이다.
배추와 함께 김치 재료로 많이 쓰이는 무 역시 지난해에 비해 값이 훌쩍 올랐다. 이달 도매가격은 20㎏당 1만8000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60%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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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를 찾은 70대 윤모씨는 “평생 해오던 김장이니 올해도 하긴 하겠지만 채솟값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할인 중인 채소들만 골라 집어 든 윤씨는 “채솟값이 너무 올라 예년의 절반 규모로 해야 할 것 같다. 원래 20포기씩 (김장을) 했다면, 이 가격엔 10포기밖에 못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영등포구의 전통시장을 찾은 주부 이모씨는 “야채가 너무 비싸 요즘은 잘 먹지도 못한다”며 “시장이 대형마트보다는 좀 더 저렴해 주로 온다”고 했다.
그는 “김장을 넉넉히 해 분가한 딸에게도 나눠주곤 했는데, 지금처럼 채소 가격이 ‘금값’이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럴 바엔 김장을 하지 말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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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산 배추 수입과 관련해서는 ‘알몸배추’ 파동과 관련이 없는 신선배추만을 수입하며 두 차례 검역을 철저하게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일 식사를 해야 하므로 소비자 입장에선 먹거리 물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먹기리 물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먹거리 물가는 지난해부터 ‘금사과’ 등으로 이슈가 됐었는데, 올여름이 너무 더워 고랭지에서 자라는 배추 등이 잘 자라지 못해 채소 공급 문제가 두드러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수입산 배추에 관해 소비자들과 농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공급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정부가 철저한 점검을 통해 신선한 배추만 수입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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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