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직접 상품 매입-매장 운영 재고 상품 최대 90%까지 할인 ‘한국판 티제이맥스’ 소비자 몰려 이랜드-현대백화점 등 사업 확대
3일 서울 강동구 뉴코아 팩토리아울렛 천호점 내 뉴발란스 매장을 찾은 고객들. 이날 정식 개장한 팩토리아울렛은 이랜드리테일이 유명 브랜드 상품을 직접 매입해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이랜드리테일 제공
고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이른바 ‘초저가’가 화두가 되고 있다. 쿠팡이나 다이소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점으로 둔 업체들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대규모 창고형 할인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유통 기업들이 이른바 ‘한국판 티제이맥스(TJMAXX)’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새로운 유통 채널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고물가 시대 주목받는 초저가 소비
이랜드의 팩토리아울렛은 미국 OPS 브랜드 티제이맥스와 ‘마셜스(Marshalls)’를 벤치마킹했다. 두 브랜드는 패션부터 잡화, 가구까지 40∼60% 할인가로 상시 판매해 현지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성장할 수 있었다.
팩토리아울렛은 ‘아웃렛보다 더 싼 아웃렛’을 콘셉트로 재고 연차에 따라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1년 차 상품은 정상 판매가에서 50% 이상, 2년 차 상품은 70% 이상, 3년 차 상품은 80∼90% 할인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할인폭을 키울 수 있는 이유는 ‘직접 매입 및 운영’에 있다. 기존 백화점이나 아웃렛처럼 유통사가 브랜드로부터 입점 수수료를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사가 직접 브랜드 상품을 사들이고 매장을 운영한다. 유통단계와 매장 운영에 따른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 아웃렛 사업 확대하는 유통업계
롯데마트는 2022년 1월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인 ‘맥스(Maxx)’를 새롭게 선보였다. 현재 맥스 상무, 창원중앙점 등 총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맥스는 해외 직소싱을 활용해 ‘메종키츠네’, ‘아페쎄’, ‘챔피언’ 등 30여 개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정상 판매가 대비 최대 50%가량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선 경제 성장률이 낮다 보니 국민 소득이 매년 크게 늘지 않아 합리적인 소비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한국도 품질은 보장되면서도 저렴한 창고형 할인매장을 찾는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