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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현장]첨단기술 더한 한의술에 베트남 환자들 ‘엄지척’

입력 | 2024-05-02 03:00:00

대전시한의사회 의료봉사 진행
초음파 등 의료기기 활용 호응
“글로벌 산업화 위한 발판 되길”



베트남 빈증(빈즈엉)성 반푹병원을 찾은 대전시한의사회 의료인 16명이 현지인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이날 의료진은 환자 200여 명을 진료했다. 대전시한의사회 제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한국 한의학은 미용성형뿐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한국에 전통의사(한의사)를 보낼 테니 한의술을 잘 전수해 주면 좋겠다.”

지난달 27일 베트남 빈즈엉성 빈즈엉한방병원에 의료봉사 격려차 찾아온 빈즈엉성 보건국 르응꽁타오 부국장은 대전시한의사회 한의사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달리 한의대가 의대에 포함돼 있다. 의대 4년을 다닌 뒤 의사가 될 것인지, 한의사가 될 것인지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한의사로 결정되면 2년 동안 한의학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주로 침술이나 한약 처방 위주인 데다 병원 시설도 1970년대 한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한의학은 빈즈엉성에서 인기다. 27일 오전에만 환자가 100여 명 몰렸다. 목, 어깨,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한 환자들은 이곳에서 침술과 약침, 추나요법 등을 통해 통증이 해소되자 환자와 보호자 모두 놀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날 의료봉사를 했던 빈즈엉성 반푹병원에도 한국에서 한의사들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 200여 명이 찾아와 진료실이 장사진을 이뤘다. 26, 27일 이틀 동안 한국 한의사들이 진료한 환자는 400여 명에 달했다. 대전시한의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됐던 의료봉사를 엔데믹을 맞아 이번에 재개했다.

한의사들이 의료 봉사에서 초음파 기기 같은 의료기기를 활용하자 베트남 한의사들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빈즈엉한방병원 팜두이탐 원장은 “한국 한의학의 훌륭한 기술을 배우고 싶다”면서 “특히 약침과 초음파를 함께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대전시한의사회 김용진 회장은 “초음파를 사용하게 되면서 어깨 및 목 통증이 발생했을 때 보다 정확한 위치에 약침을 놓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현지에서 정기 세미나를 열고 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도 한의약 글로벌 교류 협력 활성화 지원 관련 내용이 있다”며 “국내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에서 한방 통증크림 수출을 성사시킨 윤제필 한국건강산업협회장(필한방병원 원장)은 “베트남뿐 아니라 라오스, 캄보디아 등의 동남아 진출에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27일 빈즈엉한방병원을 깜짝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은 “직접 와보고 한의학의 인기를 실감했다”며 “2028년 개원 예정인 대전의료원에 통합의학을 할 수 있도록 한의학과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빈즈엉성=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