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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장애 판정…복지사 꿈꾼 30대, 장기기증으로 ‘새 삶’ 선물

입력 | 2024-04-25 09:02:00

최성철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회복지사를 꿈꾸던 3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일 강동성심병원에서 최성철 씨(37)가 좌·우 신장, 간장, 좌·우 안구를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25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달 21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은 최 씨가 기증을 통해 다른 생명으로 피어나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서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최 씨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정신 질환이 생겨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타인에게 양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 했다. 최 씨는 포기하지 않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가족을 챙겼다.

최성철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최 씨의 어머니 김정숙 씨는 “성철아, 생전에 못 한 거 하늘나라에 가서 다 하길 바라. 편히 잘 쉬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돼 줘서 고마워. 내 아들 사랑한다. 성철아 사랑한다”라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변효순 원장 직무 대행은 “생명 나눔을 실천한 기증자가 또 다른 생명에서 밝은 세상을 함께 하길 희망한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