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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홍콩시티’ 사업명 변경 후폭풍… 인천 “공약 파기 아냐”

입력 | 2024-04-23 03:00:00

탈홍콩 기업 유치 사업 변경 계획에
시민단체 “사실상 폐기 선언” 반발
유 시장 “유치 기업 확대 위한 것”
내달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발표



지난해 3월 15일 인천 중구 영종하늘문화센터 광장에서 열린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비전 선포식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민들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핵심 공약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가 뉴홍콩시티 사업 명칭을 변경하려 하자 시민단체가 “사실상 공약 폐기”라고 반발하는 것인데, 인천시는 “폐기가 아닌 확대 추진”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의 발단은 이달 15일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의 기자간담회였다. 황 부시장은 이 자리에서 “다음 달 뉴홍콩시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명칭을 ‘글로벌톱텐시티’(가칭) 등 다른 이름으로 바꿀 예정”이라며 “충분히 검토했지만 홍콩에서 떠나는 국제금융을 유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민선 8기 유 시장의 5대 핵심 공약 중 2순위로 꼽을 정도다. 홍콩을 이탈하는 글로벌 기업과 금융 등을 인천으로 유치해 영종도와 강화·옹진, 송도, 청라 등을 연계한 글로벌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뼈대였다.

당시 선거 공약에 따르면 홍콩의 중국 예속화 이후 다국적 기업의 탈홍콩 현상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제2의 홍콩’을 만들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인천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배경이었다.

하지만 2년 전 지방선거 당시부터 경쟁 후보들로부터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후 인천시의회에서도 현실성 부족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명칭 변경 계획까지 알려지면서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7일 “뉴홍콩시티의 명칭 변경 계획을 밝힌 건 유 시장의 핵심 공약 폐기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변경이든 폐기이든 유 시장이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다른 공약 사업들에 대한 시민 신뢰도 잃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유 시장도 직접 반박에 나섰다. 유 시장은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종을 중심으로 송도, 청라 그리고 강화, 옹진을 글로벌 도시로 키워 나가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엔 변함이 없다”며 “오히려 유치 대상을 홍콩 이탈 기업에 특정하지 않고 국내외 모든 기업으로 넓혀 확대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공약 파기 같은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3월 뉴홍콩시티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던 인천시는 다음 달 7일 투자유치 설명회 방식으로 그간 실시했던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 시장이 직접 나서 새로운 프로젝트 명칭 등을 포함한 사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또 이 자리에서 일찍이 투자 유치를 희망한 기업들과의 업무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글로벌 정세 변화 등을 반영해 인천을 글로벌 도시로 만들기 위해 ‘뉴홍콩시티’ 공약의 폐기가 아닌 확대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며 “뉴홍콩시티라는 명칭보다 현실에 적합하고 나은 명칭을 찾기 위해 의견을 모아 다음 달 7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