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있는 30대 24% 경력 단절 “유연근무 등 여성들 제도적 지원 10년 이상 계속해야 출산율 올라”
일터를 떠나는 40대 엄마들이 9년 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30대 엄마들도 4명 중 1명꼴로 경력단절을 겪어 9년 전 수준에 멈춰 있었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힘든 환경에서 육아를 떠맡은 엄마들이 꾸준히 노동시장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일드 페널티(child penalty)’는 출산율을 40% 넘게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발표한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녀가 있는 40대 여성의 14%는 경력단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9%만 일을 관뒀는데, 9년 새 그 비율이 오히려 늘었다. 같은 기간 자녀가 없는 40대 여성은 경력 보유 여성 비율이 반 토막(36%→17%) 난 것과 대조적이다.
30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자녀가 있는 30대 여성 중 경력 보유 여성 비율은 2014년 28%에서 지난해 24%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이 비율이 33%에서 9%로 급감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들에서만 경력단절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육아 부담을 떠맡고 있는 여성과 달리 남성들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는다.
문제는 차일드 페널티 증가가 출산율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9년 30대 여성 출산율 감소분의 45.5%는 차일드 페널티 증가가 끌어내렸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차일드 페널티 증가는 전체 출산율 하락의 40%가량을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성들이 출산하더라도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도록 유연근무 등의 제도적 지원을 10년 이상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