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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25조’ LVMH 회장, 자녀 승계작업 속도

입력 | 2024-04-17 03:00:00

아르노 회장 “자녀도 사업 파악해야”
셋째-넷째, 이사 선임… 막내도 곧 합류
다섯 자녀, 지주사 지분 20%씩 보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24년 억만장자 순위에서 추정 자산 2330억 달러(약 325조 원)로 1위에 오른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75·사진)이 자녀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 시간) “루이뷔통과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을 소유한 LVMH그룹 이사회에 아르노 회장의 자녀들이 잇따라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수석 부사장인 셋째 알렉상드르(32)와 LVMH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CEO)인 넷째 프레데리크(29)가 이사로 선임된다. 프레데리크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리사와 열애설이 나기도 했다.

앞서 장녀 델핀 디오르 CEO(49)와 둘째 앙투안 LVMH 부회장(47)도 30세 이전에 이사로 선임됐다. LVMH 관계자는 FT에 “루이뷔통 시계 부문 디렉터인 막내 장(26)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는 2022년 LVMH 지배구조를 개편한 뒤 가족지주회사의 지분을 20%씩 보유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친구였던 미디어 재벌 장뤼크 라가르데르가 갑작스레 숨진 뒤 그의 아들이 기업을 매각하는 걸 보고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LVMH 관계자를 인용해 “(자녀들이) 사업을 안팎으로 잘 파악하면 더 나은 주주가 될 것이라는 게 아르노 회장의 신념”이라고 했다.

LVMH그룹의 시가총액은 4000억 유로(약 592조 원)를 넘으며 전 세계 상장사 중 18위다. 글로벌자산관리사 GAM의 플라비오 세레다 펀드매니저는 “LVMH의 세계 명품시장 점유율은 현 24%에서 몇 년 내로 30%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아르노 회장이 가족 승계에 눈이 멀어(blind) 유능한 외부 관리자가 아닌 자녀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아르노 일가가 잘못된 길을 가면 프랑스 주식 시장은 물론이고 유럽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며 “한 가족의 재산보다 훨씬 많은 것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