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미국 등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대부분 막아낸 가운데,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질투와 분노”가 촉발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도시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유형의 러시아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2년 넘게 받아왔다.
그간 미국 및 서방 동맹국들이 금전 및 무기 지원을 해 왔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원조 법안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지원 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며 우크라이나의 방공 요격체 비축량은 고갈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더 대담하게 영토를 빼앗고 있다.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나는 이런 종류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도시를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원한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둘 다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두보빅 국제연구센터 소장이자 오데사 제2 메크니코우 국립대학 부교수는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며 미국은 초기 2년 동안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 움직임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이스라엘보다 우크라이나에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원조 제공의 의무가 있는 방위 조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은 수십 년 동안 중동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서 특별한 관계를 맺어 왔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2019년 체결된 10년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2028년까지 이스라엘에 380억 달러(약 53조 원)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는데, 두 나라는 아이언 돔 대공 방어망을 포함한 첨단 군사 시스템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미국 내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로비 활동 역시 양국 관계를 더 굳건하게 만들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으며, 보안 분석가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미국 동맹을 표적삼아 이를 사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핵무기 보유국이다.
허브스트 전 대사는 “바이든은 푸틴의 끊임없는 핵 위협에 겁을 먹었다”며 “우리는 핵 강대국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장비는 더 많은 수가 필요하며, 독일의 타우르스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가 원해도 지원받지 못하는 무기들이 더 남아 있다.
조셉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패트리엇 포대 7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군이 약 1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제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25개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시스템에는 수십 개의 요격 미사일도 든다.
하르키우 주민 세르히 자이체프는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제공한 모든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하지만 제때 도움을 받았다면 전선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슬프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