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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대란’ 위기에…교대 내년 입학정원, 13년 만에 457명 줄인다

입력 | 2024-04-11 13:43:00

교대 10곳, 국립 교원대·제주대 12곳 12%씩 줄인다
사립 이화여대, 39명에 불과해 대학 자율 맡기기로
정부가 학생 수 감소로 덜 뽑는데 졸업생 수는 유지
임용시험 합격률 2018년 63.9%에서 올해 43.6%로
줄여도 신규 채용보다 많아…"이탈 고려하면 적정"



ⓒ뉴시스


정부가 내년 교육대학과 국립 초등교육과 입학정원을 13년 만에 12% 줄인다. 사립인 이화여대는 대학 자율에 맡긴다.

교육부는 교대와 한국교원대·제주대 초등교육과 12곳의 2025학년도 입학정원을 12%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교육대학 정원 정기승인 계획안’을 11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39명)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총 입학정원은 현재 3808명에서 2025학년도 3351명으로 457명(12.0%) 줄어든다.

이화여대는 사립대인데다 100명 이상인 다른 대학과 달리 정원 규모 자체가 매우 적어 감축을 강제하지 않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화여대 측은 규모 자체가 적어 지금 당장 줄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교육부는 이번에 줄인 정원을 현재 고2가 치를 2026학년도 입시에선 증감 없이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번 교대와 초등교육과의 학생 정원 감축분을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 교육대학원 증원과 신설로 전환하거나 한시적 모집유보로 묶어 둘 수 있게 했다.

모집유보는 대학이 정원을 그대로 둔 채 일정 비율에 대한 모집을 하지 않도록 하고 추후 충원율이 개선되거나 학과 개편으로 돌려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입학정원 감축 효과를 거두면서 구조조정을 유도한다.

다만 모집유보를 택한 대학은 2028학년도 이후엔 묶어 둔 정원을 활용할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직 교사를 위한 재교육 목적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육대학원 신·증설로 활용할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교대 및 초등교육과 입학정원은 그간 3847명으로 동결돼 왔다. 2000년 4945명에서 2005년 6225명까지 늘었고 이후 매년 감축하다 2012년 3848명에서 멈췄다.

이번 감축으로 이화여대까지 총 13개교의 입학 정원은 3390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날 교대 등에 공문을 보내 자체 감축 계획을 19일까지 제출 받고, 이를 심사해 오는 23일 심사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이후 교대 등은 줄어든 정원을 반영해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고친 뒤 이달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 대교협 심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5월말 수시 모집요강을 공표한다.

교육부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등을 반영해 지난해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마련하고 이후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 등과 협의를 거쳐 감축을 추진했다.

교육부는 당초 20% 감축을 목표로 했으나 교대 총장들이 신입생 중도 이탈률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해 이를 수용했다. 2022년 중도 이탈률은 8.5%였다. 교대에 입학한 뒤 자퇴 등으로 대학을 떠난 신입생 규모다.

이 때문에 교대 일각에선 2010학년도부터 불가했던 편입학 허용 요구도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그간 교대 정원 감축에 회의적이었던 교대와 예비 교사, 교직단체에서도 13년 만의 감축을 고심 끝에 수용하게 된 배경은 신규 교사 임용 대란 우려 때문이다.

신규채용 규모가 2014년 대비 50% 이상 줄어들었지만 입학정원은 그대로였다. 초등 임용시험 합격률(응시 대비)은 2018학년도 63.9%에서 올해 43.6%로 급감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조차도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교대 정원 감축을 요구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초등교사 양성기관 정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가 계획한 신규 초등교사 채용 규모보다 한 해 배출되는 졸업생 수가 더 많다. 소위 ‘임용대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 신규 초등교사를 2900~3200명 안팎으로 채용하고 2026~2027년에는 2600~2900명 내외를 뽑을 계획이라 줄어든 교대 정원(3390명)이 더 많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신입생 중도 이탈률을 고려하면 20% 수준이 줄어드는 것인 만큼 한 해 졸업생이 3000명대 초반이 돼 채용 규모와 비슷해진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감축을 계획 중인지 묻자, “이후에도 대학의 운영 현황, 채용 규모 입학 상황을 꾸준히 고려하면서 조정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여지를 열어 뒀다.

그간 교대 등은 등록금 수입 의존도가 높아 입학정원 감축을 상쇄할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요구해 왔다.

이에 교육부는 국고 일반재정지원사업인 ‘국립대학 육성사업’에서 입학정원을 많이 줄인 교대 등이 더 많은 국고를 가져가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줄인 학부 정원을 없애지 않고 교육대학원에 돌려 쓸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더해 교원 자격이 없는 사람의 교육대학원 입학을 허용해 신입생 자원을 보다 폭 넓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교대 등이 디지털 역량강화 등 미래교육과 지역 특성,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원양성과정 개선대학 지원 사업’을 올해 신설했으며 총 4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교사 재교육 사업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교사 연수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려운 상황에서 입학정원 감축에 협력해 준 대학에 감사드린다”며 “교대가 우수한 예비교원을 양성하고 현직 교사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는 재교육 기관으로 그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