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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美 금리 인하…“원달러 1370원 열어둬야”

입력 | 2024-04-11 10:16:00

ⓒ뉴시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값이 치솟고 있다. 원·달러는 6개월 만에 1360원대에 진입했고, 엔화값은 34년 만에 최저 수준은 152엔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원·달러가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단시간 내 137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대비 9.1원 오른 1363.6원에 거래 중이다. 1360원대 환율은 종가기준 지난해 10월26일(136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직전일에 비해 10.1원 오른 1365.0원에 거래에 나선 후 오름폭을 축소했다. 장중 최고가는 1365.0원이며, 최저가는 1363.3원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된 영향이 작용했다. 10일(현지시각) 미 노동부는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3.4%)를 웃도는 수치다.

끈적한 물가에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후퇴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CPI 발표 직후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번으로 줄였고, 첫 금리 인하 시점은 7월로 예상했다. JP모건은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문이 닫혔다”면서 “이제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매파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언급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의 연준의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날 40%대에서 이날 81%로 치솟았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5%를 돌파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고, 2년물 금리는 20bp 가량 오르며 5%대에 가까워졌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NYSE)에서 다우존스30은 전장대비 422.16포인트(1.09%) 내린 3만8461.51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9.27포인트(0.95%) 내린 5160.64에, 나스닥은 136.28포인트(0.84%) 하락했다.

이는 그대로 미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5.189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엔화는 달러당 153.16엔까지 치솟으며 3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시 하락세도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9시 5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1.11% 내린 2675.04에, 코스닥은 0.81% 떨어진 852.37에 거래 중이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한 상승을 보였다”면서 “장중 흐름은 국내와 아시아증시 등락과 외국인투자동향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뉴욕 증시 조정 등 위험 회피 심리 심화는 국내 금융 시장과 원화에 약세 요인”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1370원대 진입 가능성을 전망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CPI 이후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연내 3회에서 1~2회로 축소한 상황”이라면서 “경제지표에 따라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단기적으로 1370원대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