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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존 탈피… 싱가포르를 ‘도시광산 허브’로

입력 | 2024-04-10 03:00:00

[신성장엔진 아시아 뉴7]
폐가전 리튬 등 뽑아 배터리 원료로
SK에코, 공급망 다변화 위해 테스 인수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있는 SK 테스(tes) 공장에는 트럭들이 수시로 밀려들어 왔다. 트럭에는 낡거나 망가진 노트북, PC,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 폐기물이 가득했다. 인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해 온 것들이다.

이 폐기물들은 공장 안에서 요란한 소음을 내며 파쇄됐다. 종이와 플라스틱을 걸러내고, 다시 자석으로 철을 분리해 비철금속만 남긴다. 거기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구리와 알루미늄, 코발트, 리튬, 흑연 등을 뽑아낸다. SK 테스는 천연 광산이 아닌 도시에서 배터리의 핵심 광물 등을 채취하는 것이다.

SK그룹은 2022년 약 1조 원을 들여 테스를 인수했다. SK온이란 배터리 계열사를 가진 SK로선 배터리 광물을 조달받을 수 있어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물리적 위치, 정부 정책도 테스 인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싱가포르항은 세계 항만 중 두 번째로 물동량이 많기에 폐기물 수입과 광물 수출에 유리하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기에 SK 테스 공장에서 가공한 광물로 배터리를 만들어 전기차에 장착해도 미국으로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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