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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옥중 후보연설’ 녹화 요청… 재판은 또 불출석

입력 | 2024-04-04 03:00:00

‘돈봉투’ 재판 변호인도 안 나와
재판부 “상상도 안해본 엉망 상황
구인영장 발부 할수도 있다” 경고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수감 중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사진)가 3일 재판에도 나오지 않았다. 법원이 보석 신청을 기각하자 2차례나 공판에 불출석한 것이다. 재판부는 송 대표가 다음 재판에도 나오지 않으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대표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 “보석 청구 기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지난달 29일 재판부가 보석 신청을 기각하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며 이달 1일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2일에는 변호인을 통해 “참정권을 침해당한 저항권의 하나로서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함께) 변호인이 불출석하는 상황은 상상을 안 해봤다. 피고인 측에서 한 분도 나오지 않아 (재판이) 엉망이 돼 버렸다”며 재판을 15일로 연기했다. 그러면서 “(심리 치료에 대한) 진단서를 내달라고 했음에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며 “(송 대표가) 계속해서 불출석을 고집한다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송 대표는 최근 총선 후보 TV 방송연설을 녹화하게 해달라고 서울구치소 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해 광주 서갑 후보로 4·10총선에 출마했다.

법무부는 박주선 전 의원 등의 전례를 감안해 송 대표의 요청을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현대그룹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박 전 의원은 송 대표처럼 옥중 출마를 선언한 뒤 교정당국의 허가를 받아 서울구치소에서 방송연설을 녹화했다. 법조계에선 송 대표가 미결수 신분인 데다 전례가 있는 만큼 법무부가 녹화를 막을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가 녹화를 허용하면 송 대표의 연설 영상은 4일 방송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송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 원짜리 돈봉투 20개 등 총 6650만 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