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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속상한 마음도 씻어내는 개들의 목욕탕에 놀러와!

입력 | 2024-03-30 01:40:00

◇개욕탕/김유 글, 소복이 그림/40쪽·1만4000원·천개의바람(4세 이상)




‘마음까지 씻고 가.’

여기는 개욕탕. 개들이 씻는 곳이다. 사람들이 곤히 잠든 밤, 잠 못 든 개들이 찾아와 목욕을 한다. 얼룩 개는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새로 입양된 집의 어린 아이가 얼룩 개를 보며 “못생긴 개는 싫다고오∼” 하며 울었던 것. 얼룩 개는 샴푸를 짜서 머리를 마구 문질렀다. 속상한 일들도 그렇게 같이 씻어냈다. 털북숭이 개도 세수를 하다 씩씩거린다. 공원에서 다툼을 하던 사람들이 나쁜말을 할 때마다 개를 들먹였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털북숭이 개는 김 서린 거울에 나쁜 말들을 썼다. 샤워기로 물을 뿌리자 말끔히 지워졌다. 조금씩 기분이 좋아진 개들은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밀어주며 행복해한다.

“하아. 개운해.” “오, 좋다.” 깨끗해진 몸처럼 개들의 마음에 잔뜩 꼈던 미움도 씻겨 내려갔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다독여주듯 서로에게 등을 내어주고 어루만져주는 모습이 따뜻하다. 힘든 상황을 마주했을 때 자존감을 지키며 이겨내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