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에도 심상찮은 ‘화웨이 굴기’ 아이폰보다 비싼데도 구매 열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삼성 제치고 1분기 1위 전망 국내 부품업계도 ‘애국소비’ 타격
장기화되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 화웨이의 굴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애국 소비’ 바람을 타고 자국 내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을 뺏어온 데 이어 삼성전자가 왕좌를 지켜온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사상 첫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 中 시장서 애플 점유율 뺏는 화웨이
화웨이는 기술과 가격 면에서도 기존의 ‘저가폰’ 인식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메이트60 시리즈에 자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을 적용한 5세대(5G) 칩을 탑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메이트60의 가격은 6999위안(약 130만 원)으로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5’(5999위안)보다 비싸다. 중국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층이 아이폰에서 화웨이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 글로벌 폴더블폰서 삼성 제치고 1위 전망도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채널컨설턴트(DSCC)는 1분기 업체별 폴더블폰 출하량을 삼성전자 68만8000대, 화웨이 158만7000대로 전망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래 화웨이가 처음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아너도 폴더블폰 ‘매직V’ 시리즈의 1분기 출하량이 50만1000대로 전망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너는 지난해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갤럭시보다 얇고 가볍다”며 삼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국내 부품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중 갈등 국면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했지만 절치부심해 다시 저력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 시장은 공들인다고 열리는 곳이 아니어서 힘들지만, 결국 장기적으론 중국 고객사들도 품질에 따라 움직일 거라 믿고 계속 문을 두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