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IS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 외곽에서 진행된 대규모 집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S 대원들은 현재 안전한 근거지로 되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8일 모스크바 내 유대교 회당을 상대로 한 IS의 테러 공격을 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밤 모스크바 외곽의 시립 크로커스 공연장에선 복수의 무장 괴한에 의한 무차별 총격과 화재가 발생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게 다쳤다. 건물을 뒤흔드는 폭발도 두차례 있었다. 관객 100명이 황급히 대피했지만, 다른 일부는 건물 옥상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IS의 텔레그램 발표 전까지 무장 괴한의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현장에 투입된 러시아 특수부대가 이들을 체포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을 수행했는지 여부에 서방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연합(EU)은 대변인을 통해 “모스크바 크로커스 공연장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EU는 피해를 입은 모든 러시아 시민들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애도 입장을 내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소행임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현재로선 우크라이나 정부나 우크라이나인이 총격에 연루됐다는 징후는 없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소행임이 밝혀질 경우 즉각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그들이 우크라이나 정권의 테러리스트란 것이 확인된다면 무자비하게 파괴하겠다”며 “죽음에는 죽음”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