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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 먹였더니…“알츠하이머 쥐, 기억력 감퇴 지연됐다”

입력 | 2024-03-20 16:10:00

게티이미지뱅크.


‘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고지)’ 식단인 케토 식단이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의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 나타나는 초기 기억력 감퇴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Davis) 수의과대 지노 코르토파시 교수 연구진은 네이처 그룹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서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게 케토 식단과 일반 식단을 7개월간 먹이는 비교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케토 식단은 저탄수화물·고지방·적당량의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의미한다. 이 식단을 섭취하면 몸의 주 에너지원이 포도당에서 지방으로 바뀌며, 이 과정에서 케톤(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 성분)이 생성된다.

당초 이 식단은 1920년대에 뇌전증 발작 억제를 위해 개발됐으며, 현재도 청소년 재발성 발작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선 실험에서 케토 식단을 섭취한 쥐의 수명이 13% 길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게 7개월간 케토 식단과 일반 식단을 먹이는 실험을 통해 케토 식단이 뇌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되는 부위인 시냅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케토 식단을 먹은 생쥐는 시냅스 구조·기능이 변하면서 다양한 뇌 기능에 관여할 수 있는 특성인 시냅스 가소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냅스 가소성은 기억 형성이나 학습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케토 식단 섭취 생쥐의 뇌 해마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 수준이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혈중 케톤 지표인 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BHB)는 거의 7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의 이즈미 마에자와 교수는 “뇌의 모든 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작은 구조인 시냅스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BHB의 놀라운 능력을 발견했다”면서 “신경 세포가 더 잘 연결되면 가벼운 인지 장애의 기억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노 코르토파시 교수는 “실험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케톤 생성 식이요법, 특히 BHB가 경미한 인지 장애를 지연시키고 전면적인 알츠하이머 질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면서 “다만 알츠하이머 질환을 완치한다는 결과는 아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울러 케토 식단은 쥐의 기억 형성과 관련된 생화학적 경로를 상당히 증가시키고 수컷보다는 암컷에게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여성, 특히 치매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형(ApoE4)이 있는 여성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 )’에 개재됐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