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훔친 책값 100만원으로 갚아 "진정으로 잘못 인정하는 삶 살고 싶어" 교보문고 "직원들도 감동…돈은 기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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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교보문고에서 책을 훔친 남성이 15년 뒤 100만원으로 갚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20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에 한 손님이 카운터에 봉투를 내민 뒤 사라졌다.
손님이 분실물을 맡긴 것이라 착각한 직원이 보관하고 있었는데, 보관 기간이 길어지자 지난 6일 봉투 내용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필 편지와 현금이 발견됐다.
편지에는 “처음에는 책을 읽으려는 의도로 왔지만 이내 책과 학용품에 손을 댔다”면서 “몇 번이나 반복하던 중 직원에게 걸려 마지막에 훔치려던 책을 아버지가 지불했던 기억이 있다”고 적혀있었다.
그 손님은 “세월이 흘러 두 아이를 낳고 살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내게 갚지 못한 빚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값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19일 교보문고 관계자는 “과거에 책을 훔쳤다며 몇만 원씩 건네고 간 고객은 있었지만 이 정도 규모의 금액을 내는 손님은 드물다”며 “직원들도 편지를 보고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병현, 김상훈 교보문고 공동 대표이사는 “30대 가장이 선뜻 내놓기 어려운 금액이라 그 마음이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다”며 “‘책을 훔치더라도 망신 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좋은 말로 타이르라’고 했던 창립자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