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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한국 ‘일하는 여성 환경’ 12년째 OECD 꼴찌

입력 | 2024-03-15 03:00:00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한국이 선진국 29개국 가운데 직장 내 여성 차별이 가장 심한 국가로 꼽혔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2013년 첫 발표 이후 12년 연속 부동의 꼴찌다. 매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최하위권은 일정하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일본, 튀르키예 ‘바닥권 3인방’에 대해 “이젠 익숙한 이름”이라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성별 간 임금 격차,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 10개 지표로 지수를 산출한다. 한국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바닥권이었다. 남녀 임금 격차는 31.1%로 꼴찌, 여성 임원 비율(12.8%)은 끝에서 두 번째다.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남성보다 17.2%포인트 낮은 27위다. 남성이 유급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기간은 두 번째로 길지만 실제 사용하는 남성은 드물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20대에선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보다 높지만, 30대 이후부턴 역전된다. 결혼과 출산, 육아 과정을 거치며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여성이 많다. 임신과 출산, 영유아 육아전쟁을 버텨낸 여전사들도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장벽 앞에 무너지곤 한다. 이후 노동시장에 돌아와도 남는 자리는 저임금의 비정규직뿐이다. 선배들의 ㉠를 지켜본 여성 후배들은 결국 비혼과 비출산을 선택하게 된다.

육아와 가사의 부담이 여성에게만 쏠리는 것도 문제다. 가사 분담을 꽤 한다는 남편들도 ‘아내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더 오래 일하고 회사에 절대 충성하기를 원하는 전투적 근무환경 역시 문제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이를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work)’로 표현했다. 여성에게 차별적인 노동환경을 바꾸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 12월 방한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이 근로시간의 성별 격차를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줄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성의 경력 단절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44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여성이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야 소득도 높아지고 출산율도 올라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단 얘기다.

동아일보 3월 9일자 김재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한국경제인협회는 남성의 경력 단절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44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군.
②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 일본, 튀르키예는 꾸준히 최하위권을 기록해 ‘바닥권 3인방’으로 불리는군.
③OECD 회원국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한국 남성의 비율은 높은 편이군.

2. 윗글의 ㉠에 들어갈 사자성어를 고르세요.
①고군분투(남의 도움 없이 힘에 벅찬 일을 홀로 해 나감)
②금의환향(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
③입신양명(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출세해 이름을 세상에 날림)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