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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여론 만만찮은데…‘하극상’ 이강인 발탁 이유는

입력 | 2024-03-11 14:09:00

"두 선수와 직접 소통…운동장 일은 운동장서 풀어야"
여론조사서 40.7% 반대에도 황선홍 정면 돌파 선택
대표팀 동료·팬들에 사과…최근 PSG서 활약도 반영



ⓒ뉴시스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이 태극마크를 달고 속죄할 기회를 얻었다.

황선홍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에 나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강인을 포함했다.

이로써 아시안컵에서 ‘캡틴’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큰 비판을 받았던 이강인은 공백 없이 국가대표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자숙의 차원에서 이번에는 이강인을 대표팀에 뽑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으나, 임시 사령탑으로 이번 월드컵 예선을 지휘하게 된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과 물리적 마찰을 빚어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정치권까지 가세해 이강인을 비판했고, 광고계는 이강인과 계약을 빠르게 종료하며 손절에 나섰다.

사태가 커지자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직접 손흥민을 찾아가 고개를 숙이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가웠다.

실제로 대표팀 명단 발표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강인을 발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40.7%로 나타났다.

찬성이 46.9%로 조금 높았지만, 10명 중 4명은 이강인의 하극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고심하던 황 감독은 이강인 발탁을 결정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강인과 갈등을 겪었던 손흥민의 의사를 묻는 등 두 선수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결론을 내렸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 이강인은 축구팬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한다. 손흥민도 그런 이강인을 보듬고 화합해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전했다. 그래서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준 손흥민도 이강인의 대표팀 합류를 원했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일은 두 선수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안의 팀원들, 코치진, 지원스태프 모두의 문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인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태국과 2연전에서 하나 된 모습으로 속죄해야 한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길 기대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이강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게 대표팀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적으로 이 결정은 감독인 내가 했다. 이강인을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일단 위기는 벗어나겠지만, 다음에 부른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강인이 한국에 들어오면 문제는 계속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감독의 이유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이 결정까지 두 선수와 의사소통을 했고, 선수의 경험으로 봤을 때 팀 내 문제는 (언제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것들은 풀고 모으면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요소다. 그런 경험을 선수때 해봤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도 이번 소집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2-1 승)에서 후반 11분 킬리안 음바페의 득점을 도와, 아시안컵 이후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명단 발표 직전인 10일에는 스타드 랭스와의 프랑스 리그1 25라운드 홈경기(2-2 무)에서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이강인은 황 감독에게는 익숙한 선수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강인 활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