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32조 영업익 6174억 기록 와우회원 1400만명… 1년새 27%↑ 쿠팡이츠-쿠팡플레이도 2배 성장 김범석 “고객 ‘와우’ 경험이 성장토대”
쿠팡이 지난해 6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2010년 창사 이래 1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 측은 로켓배송 등 자체 서비스의 수익성 확대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상품·가격·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의 토대가 됐다”며 “장기적인 주주 가치의 기반이 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김범석 의장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유통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쿠팡의 구독 서비스와 고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 말 1100만 명이던 로켓와우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400만 명으로 27% 늘었다. 제품을 분기에 한 번이라도 산 활성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1∼3월) 1901만 명에서 4분기 2100만 명으로 늘었다. 대만 사업,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2배 성장했다.
김 의장은 “한국과 대만의 소매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매우 낮으며, 이 지역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포착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미래이자 우선순위”라며 “‘고객 와우 경험’을 위한 노력에 끈질기게 전념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첫 연간 영업이익을 내면서 성과를 거둔 쿠팡에는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산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따르면 1월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애플리케이션 설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8%, 1020.5% 성장했다.
기존 유통업체들과의 갈등도 남아 있다. 쿠팡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수수료율 공개 등으로 타 유통업체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실제 11번가는 지난달 15일 ‘쿠팡이 수수료율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수수료율을 왜곡했다’며 쿠팡 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성장세가 큰 중국산 커머스의 점유율이 10%를 넘으면 쿠팡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C커머스의 성장이 공고해지기 전 국내 시장을 다지고 해외 사업에서 실적을 내 ‘아시아의 아마존’을 지향하는 전략이 (쿠팡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