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치밀하게 범행 계획…죄질 매우 불량" 피고인, 직접 쓴 반성문 읽으며 흐느끼기도 등교하던 여자 초등생 흉기로 협박해 납치 부모에 문자 "오후 2시까지 2억원 준비해" 1억7000만원 채무 압박감에 범행했다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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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던 초등학생을 흉기로 협박해 납치한 뒤 부모에게 억대의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27일 오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반정모) 심리로 열린 백모(42)씨의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백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채무 변제 압박에 시달리던 피고인은 범행 이틀 전 벌써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하고 집에서 흉기와 청 테이프 등을 준비했다”며 “또 협박 쪽지를 수기로 작성하고, 우산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범행 장소로 걸어가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공용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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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백씨는 이날 최후변론을 통해 직접 쓴 반성문을 꺼내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백씨는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고 돈을 구하지 못하면 가족들이 길거리에 나앉을거라는 압박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어린 피해자가 두려움에 떠는 표정을 보고선 그제야 제 어린 자녀들이 생각나며 바로 정신을 차리게 됐다. 이런 짓을 저지른 제 자신이 너무 싫었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백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 달 22일 오전 10시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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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백씨는 오전 8시40분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A양을 흉기로 위협하며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가서 손과 입, 눈 등에 테이프를 붙인 후 기둥에 묶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양에게서 빼앗은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오후 2시까지 현금 2억원을 준비하라. 아니면 딸을 볼 생각하지 마라”는 문자를 보냈고, 이후 경찰 신고 등을 확인하려 옥상을 잠시 떠났다고 한다.
피해 학생은 납치된 지 약 1시간4분 만인 오전 9시44분께 몸을 결박한 테이프를 끊고 탈출해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고 그의 어머니도 경찰에 신고했다. 구조 당시 A양에게 다친 곳은 없었다.
백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입던 옷을 뒤집어 입거나 가방을 메기도 했으며 CCTV가 있는 구간에선 우산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가지고 있던 흉기도 본인 집 앞 부근에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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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결과, 백씨는 범행에 앞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다른 동을 범행 장소로 정한 후 흉기와 청 테이프 등을 가지고 아파트 공용계단을 약 1시간 동안 오르내리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씨는 약 1억7000만원 채무에 대한 압박감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특히 백씨는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지난해 7월 풀려난 후 석방 5개월 만에 납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