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살린 자랑스런 엄마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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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아이를 위해 희귀질환 수술을 출산 후로 미뤘던 40대 여성이 수술 후 갑작스런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사 상태였던 이하진(4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폐장, 심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6일 밝혔다.
고인은 2020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점점 좁아져 막히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았다. 점점 증상이 악화해 병원에서 수술을 권했지만,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여서 출산 후 수술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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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고인이 생전 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어린 자녀들이 엄마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활발하고 늘 적극적인 성격이었고, 운전과 영화를 좋아했다. 자폐증이 있는 언니를 항상 보살펴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가족들은 젊은 나이에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두고 떠난 고인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고 바로 수술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둘째를 임신 중이었던 데다 시어머니는 유방암 3기여서 수술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0살인 아들 김민재 군은 “엄마와 함께 마트랑 공원에 자주 놀러 갔던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 차 타고 산소 갈 때 엄마 생각 많이 나요. 15개월 된 동생과 사이좋게 잘 지낼 테니, 엄마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요. 사랑해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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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하늘의 천사가 되셨을 기증자와 숭고한 결정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기증자를 통해 새 삶을 받은 다섯 명의 이식 수혜자도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증자를 그리워하며 남편과 아들이 마음의 편지를 전하는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