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가진 뒤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경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2024.2.16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실망스러운 결과의 책임을 회피했다. 경기장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뛴 선수들에게 실패의 탓을 돌리며 제 살길만 찾았다.
정몽규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진행한 뒤 직접 “종합적인 논의를 거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을 비롯해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모든 면에서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의 결정적 원인은 2023 AFC 아시안컵의 실패다.
손흥민. 뉴스1
더욱 씁쓸한 것은 한국 축구를 대표한 ‘두 어른’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 모두 아시안컵 실패 원인을 선수단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설을 앞장세워 뒤에 숨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정몽규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단 내 갈등설에 대해 “(아시안컵 기간)선수들은 오랜 기간 소집돼 정신적, 신체적으로 예민한 상황이었다. (선수가 마찰은)팀에서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여론이 도와줘야 한다. 젊은 선수들을 도와주길 바란다”며 선수들을 생각하는 발언을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이강인. 뉴스1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 모두 아시안컵에서 600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낸 선수들에게 패배의 책임을 돌린 셈이다.
정 회장의 말처럼 축구에서 선수단 내 마찰은 종종 일어난다. 이것이 외부로 새 나간 것은 협회의 미숙한 경영 능력과 감독의 무능한 선수단 관리가 만든 결과다. 이에 큰 책임이 있는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실패 원인을 선수들에게 떠넘기는 데 급급하다. 한국 축구에 어른은 보이지 않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