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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난에 배급 붕괴되는데 중-러 사치품 수입 전년대비 3배 늘어나

입력 | 2024-01-29 20:48: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사치품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심각한 경제난으로 지방 등 배급 체계가 붕괴되는 상황에서도 김정은 일가 등 평양 최고위층으로 향하는 사치품 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 정보당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반입하는 사치품도 지난해 크게 증가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해외 사치품 반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29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중국 해관총서(세관)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사치품 수입액은 8594만 달러(약 1143억원)로 2022년 2851만 달러(약 378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대표적인 사치품 중 하나인 시계는 2022년 17만 달러(약 2억2000만 원)에서 지난해 935만 달러(약 125억 원)로 54배 넘게 늘었고 가죽과 모피 제품도 각각 1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김정은은 사치품을 사들여 당·군·정 선물통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관총서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사치품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자동차 및 차량 부품 수입액은 통계상으론 2만 달러(약 2600만 원)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한 달여 간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형 전용 벤츠 3대가 공개됐다. 15일 공개된 벤츠 마이바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국내에서 최소 2억60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반입한 사치품이 액수로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드카 등 고가의 주류뿐만 아니라 시계·화장품 등이 지속 반입되고 있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액수로는 중국이 더 많지만 러시아를 통한 사치품 증가폭이 큰 만큼 주목하고 있다”고 빍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