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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맥도날드 ‘10위안 버거’ 불티…기업들 “지갑 열자” 초저가 경쟁

입력 | 2024-01-25 21:04:00


심각한 소비 절벽과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국이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동산 업체들이 빚을 내 빚을 갚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시장에 돈을 더 풀어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책도 내 놨다.

AP 뉴시스



● “中지갑 열자” 초저가 경쟁 돌입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4일 한때 중국 맥도날드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이 다운됐다. 펑파이는 “맥도날드가 15일부터 특정 제품을 10위안(약 1800원)으로 할인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 제품들의 원래 가격은 30위안(약 5600원), 40위안(약 7500원) 정도인데 할인 폭이 워낙 크다보니 주문이 밀려 시스템이 다운됐다”고 전했다.

중국 맥도날드가 매일 한 품목씩 10위안에 판매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웨이보에 올린 홍보물. 중국 맥도날드 웨이보 캡처

맥도날드는 당초 ‘10위안 버거’ 행사를 25일까지만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확인되자 행사를 연장하거나 다른 초저가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가 중국에서 ‘10위안 버거’를 내 놓은 것은 굳게 닫힌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0위안 버거’는 팔면 팔수록 맥도날드의 손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할인 행사 연장까지 검토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소비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2일 중국 최대 커피 체인 루이싱커피에서 웨이보에 올린 홍보물. 커피를 9.9위안에 판매하는 행사를 한다고 적혀있다. 루이싱커피 웨이보 캡처

올해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의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포는 최근 5000개 이상 품목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KFC도 20.9위안(약 3800원)짜리 햄버거 세트를 새로 선보였고, 중국 토종브랜드인 루이싱(瑞幸)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9.9위안에 판매하는 저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할인 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 애플도 중국에서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를 포함해 대부분 제품을 6~8%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나서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도 여전하다. 24일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톈진에 있는 한 부동산회사는 ‘집을 가지고 있으면 아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집을 사고 아내를 공짜로 받아라”라는 광고 문구를 내 걸었다가 벌금까지 물게 됐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인 상황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셈이다. 중국 저장성의 한 건설사는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골드바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내걸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25일 신징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수익성이 양호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존 부채를 갚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 동안 이런 방식의 대출로 빚을 갚는 것은 불법이었다.

당국이 ‘빚을 내 빚 갚기’를 허용한 것은 우량자산을 가진 부동산업체까지 무너질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징보는 “이번 조치로 부동산업체의 자금 상황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시장에 돈을 더 풀 방침이다. 런민은행은 2월 5일부터 예금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약 1조 위안(약 188조 원)을 공급할 방침이다. 지준율은 고객의 요구에 대비해 은행이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할 현금 비율이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돈이 많아져 시장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3월과 9월 각각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번에는 인하 폭이 더 크다. 그만큼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