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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뇌경색 발병률 높이는 ‘경동맥 협착증’… 40세 이상 만성질환-흡연자는 정기 검진을

입력 | 2024-01-24 03:00:00

심용우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


40대 남성 A 씨는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주 5회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며 또래에 비해 훨씬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2024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다짐을 위해 등산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시력 이상과 함께 한쪽 다리가 마비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던 A 씨를 위협한 질환은 바로 조용한 암살자라고 불리는 ‘경동맥 협착증’이다.

목에 위치한 혈관인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에 공급한다. 뇌로 가는 모든 혈액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으며 뇌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해 원활한 뇌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경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해져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경동맥 협착증이라고 한다. 경동맥 협착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과 함께 스트레스와 흡연,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해 혈관이 막히는 죽상동맥경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의하면 국내 경동맥 협착증 환자 수는 2012년 약 3만 명에서 2022년 약 12만 명까지 10년 동안 4배 이상 급증하며 대한민국 국민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며 40대 이상부터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따라서 일시적인 시력 소실, 어지럼증,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중장년층이라면 즉각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경동맥의 절반 이상이 막혀도 대부분의 환자가 특별한 자각증상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 경동맥 협착증이 뇌경색으로 이어져 뇌세포 손상으로 인한 영구적인 장애는 물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경동맥이 60% 이상 좁아진 경우 5년 내 뇌경색 발생률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초음파 검사, CT, MRI를 이용한 경동맥 조영술 등을 통해 쉽게 경동맥 협착증 검사가 가능하며 협착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항혈소판제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경동맥 내경이 약 70% 이상 좁아진 경우에는 혈관 내벽의 죽상경화반을 제거하는 내막 절제술이나 혈관 우회로를 만드는 외과적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뇌혈관 중재술의 발달로 인해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역시 많이 시행하고 있다. 스텐트 삽입술의 경우 허벅지에 위치한 동맥을 통해 금속 그물망인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 벽을 넓혀주는 시술로 다른 외과적 수술에 비해 덜 침습적이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도 설명했듯이 경동맥 협착증을 방치하면 뇌경색 발병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협착증의 경우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흡연자의 경우 40세를 넘어가면 주기적으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꼭 해볼 것을 권장한다. 혈관이 많이 좁아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추적 검사와 치료를 하면 심각한 후유증과 사망을 유발하는 뇌경색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용우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