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구 서구,‘재개발 효과’로 인구 4000여 명 늘어

입력 | 2024-01-23 03:00:00

■‘인구 감소 지역’ 서구의 반전
매년 심각한 인구 감소세 보이다… 31년 만에 증가세로 변곡점 맞아
■10∼40대 젊은층 유입 두드러져
청년층 신축 아파트로 주거지 옮겨… “정주여건 개선-공보육 확대 방침”



22일 대구 서구 평리동 서구청사 건물 뒤편에 신축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서구에서는 최근 수년 동안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3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늘었다. 대구 서구 제공


대구 서구가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가 4000여 명 늘어나 그 배경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구 인구가 늘어난 건 주민등록 인구 집계 방식이 바뀐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서구는 인구 유입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주 환경 개선과 공보육 인프라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서구는 대구 9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한 곳으로 지난해 편입된 군위군을 제외하면 중구와 남구 다음으로 인구가 적은 도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1992년 38만969명이었던 서구 인구는 2022년 15만9827명으로 줄어드는 동안 단 한 해도 반등하지 못했다. 이처럼 심각한 인구 감소세 탓에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도 이름이 올라 있다. 인구감소지역은 인구감소율과 고령인구, 출생률,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정부가 지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다.

하지만 서구는 지난해 반전을 일궈내며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인구가 16만4088명으로 전년보다 4261명 늘어난 것. 인구 증가율이 2.6%로 지난해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젊은층의 유입이 많았던 점이 고무적이다. 연령대별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구로 유입된 인구 가운데 10대 미만은 552명, 30대는 2035명, 40대는 226명이었다.

서구는 지역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규모 주택 재개발·재건축을 인구 증가의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10년대 후반부터 지난해까지 평리3동과 평리5동, 평리6동, 원대동 등에 10개 아파트 단지 1만2000여 채가 건설돼 입주했으며 2026년까지는 2만여 채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서구 관계자는 “지난해 유입된 인구 가운데 10∼40대가 많았던 것도 생활 여건이 개선된 신축 아파트 단지로 주거지를 옮긴 젊은 세대가 다수 포진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는 인구 유입이 지속되도록 정주 환경 개선과 공보육 인프라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행안부로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확보한 서구는 구민 건강과 아이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중리동 일대에 연면적 6612m²,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헬스&키즈 드림센터’를 조성한다. 올해 10월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준공하는 게 목표다. 수영장과 체력단련실, 장난감 도서관 등을 갖춘다.

이달 개관하는 뉴평리도서관을 비롯해 내당동 경운초등학교 내에도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내당권역 도서관을 새로 짓는다. 올해 하반기 완공하는 평리5동 공공복합청사 내에도 평생학습관과 영어도서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예정된 도서관 건립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서구는 대구에서 가장 많은 도서관을 보유한 지역이 된다.

서구는 이 밖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 3곳을 확충하고 24시간 맞춤보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소외돼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주민들을 위해서도 구비 35억 원을 투입해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류한국 서구청장은 “서구는 서대구역세권 개발 사업과 광역교통망 확충, 쾌적한 정주 환경 조성 등을 통해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성장할 것이다. 서구를 주민들이 평생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가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