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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 5위 선사 ‘새 동맹’… HMM 속한 디얼라이언스 ‘발등의 불’

입력 | 2024-01-19 03:00:00

큰형님 역할 맡던 獨 하파크로이트
디얼라이언스 탈퇴, 머스크와 제휴
3강 체제 해운 동맹 지각변동 예고
업계 “해운경기 위축속 또다른 변수”




선복량 기준 세계 2위와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새로운 동맹을 결성한다. 2M,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3강 체제이던 국제 해운 동맹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국내 유일 원양 국적 선사인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는 동맹 내 최대 업체로 큰형님 역할을 맡던 하파크로이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17일(현지 시간)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 양사는 2025년 2월부터 ‘제미니 협력’이라는 이름의 새 동맹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가 각각 60%, 40%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꾸려질 연합 선대는 약 290척, 선복량으로 하면 340만 t에 달한다. 두 회사가 확보한 세계 주요 항구들을 오가며 화주들에게 더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2015년부터 스위스 해운사 MSC(선복량 1위)와 10년 기한의 ‘2M’ 동맹을 맺었던 머스크는 지난해 1월 “2025년 1월부로 2M 제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간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 시장에서 2M의 점유율은 30%를 웃돌았다. 하지만 머스크는 해운에서 육상으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반면, MSC는 선대 확대에 집중하는 등 전략에 차이가 있어 머스크가 하파크로이트와 동행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와의 제휴로 하파크로이트는 2025년 2월부터 ‘디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게 됐다. HMM은 2017년 하파크로이트, 일본 원(ONE), 대만 양밍해운이 결성한 디얼라이언스에 2020년 4월부터 정회원으로 들어갔다.

업계에선 이번 결정을 두고 세계 해운 동맹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박량이나 관리 능력 면에서 한 개 선사가 감당하기 힘든 컨테이너 선박 시장에선 선사들끼리 연합해 공동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통용됐다. 각 사가 보유한 선대 중 일부를 동맹 선사와의 공동 운항 노선에 투입하며 서비스 지역 확대와 운영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거둬들였다. 현재는 2M과 더불어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등이 소속된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3강 체제’가 형성돼 있다.

HMM이 소속된 디얼라이언스는 하파크로이트의 탈퇴로 컨테이너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해운·조선 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날 기준 디얼라이언스에 소속된 하파크로이트(6.9%), ONE(6.3%), HMM(2.8%), 대만의 양밍해운(2.5%)의 합산 점유율은 18.5%다. 디얼라이언스 전체가 담당하던 선복량 점유율은 12%대로 추정된다. 디얼라이언스는 주요 멤버인 하파크로이트의 이탈을 만회할 새 멤버 영입 과제를 떠안게 됐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주일수록 어떤 선사를 선택할지, 그 결정의 기준으로 ‘노선의 안정적인 운영’을 첫손에 꼽는데 디얼라이언스는 기존에도 선대 규모가 다른 동맹에 비해 작았다”며 “해운 경기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HMM을 비롯한 디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은 또 다른 변수를 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