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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시총 ‘왕좌의 게임’… MS 역전, 애플 재역전, 1위 자리 엎치락뒤치락

입력 | 2024-01-13 01:40:00


50년 기술 라이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의 승기를 잡은 MS가 그간 굳건히 1위를 지켜온 애플을 맹추격하며 장중 한때 ‘왕좌’를 탈환하기도 했다. PC 시대에 탄생한 두 공룡의 기술 전쟁에서 AI가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MS는 장 초반 상승세를 타고 약 1% 올라 장중 한때 시총이 2조8700억 달러(약 3772조 원)를 찍어 애플을 가까스로 추월했다. 오후 들어 MS의 상승폭과 애플의 하락폭이 모두 줄어들어 종가 기준으로는 애플의 2조8900억 달러(약 3796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MS가 애플을 잠시나마 추월한 것을 두고 두 회사의 50년 기술 전쟁에서 AI가 새로운 반전카드로 등극했다는 상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0년에도 MS가 애플을 추월한 바 있지만 당시는 기술 전쟁보다 팬데믹 시기 공급망 셧다운의 영향이 컸다. 반면 최근에는 AI 열풍을 등에 업은 MS가 아이폰 판매 부진 우려에 빠진 애플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챗GPT 열풍의 주역 오픈AI 최대주주인 MS는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61.3% 오른 반면 애플의 상승률은 39.1%로 MS에 미치지 못했다.

MS는 1975년, 애플은 1976년 각각 창업한 이후 PC 시대를 이끈 라이벌 기업이다. 고 스티브 잡스는 빌 게이츠의 MS 윈도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였지만 결국 패소했고 MS는 PC 시대의 압도적 승자가 됐다. 2000년 파이낸셜타임스(FT) 선정 세계 시총 순위에서 MS는 1위였지만 애플은 339위로 삼성전자(146위)나 SK텔레콤(217위)보다도 낮았다.



AI가 ‘게임 체인저’… 챗GPT 업은 MS, 1년새 주가 61% 뛰어

AI發 시총 ‘왕좌의 게임’
애플은 같은 기간 39% 상승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 232%↑
시총 2102조원 아마존 맹추격

2010년대 모바일 시대 승자는 애플이었다. 2007년 아이폰과 함께 조 단위 달러 시총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반면 MS는 저무는 공룡 취급을 받기도 했다.

2022년 11월 30일 ‘아이폰 모먼트’로 불리는 생성형 AI 챗봇 챗GPT의 등장과 AI 열풍은 세계 기술 시장을 또다시 바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되면서 증시에서는 대표적 기술주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각광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여기에서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추가되고 넷플릭스가 빠진 ‘매그니피센트 7’(애플 MS 아마존 메타 알파벳 테슬라 엔비디아)으로 재편된 바 있다. 이 7개 기업의 지난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AI 공급망의 각 길목을 장악한 MS나 엔비디아는 올해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MS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오픈AI의 GPT 모델을 장악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MS가 9.5%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의 올해 주가상승률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약 7%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232% 급등한 AI 칩 기업 엔비디아는 11일 종가 기준 시총이 1조3500억 달러(약 1774조 원)로 세계적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1조6000억 달러(약 2102조 원)를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 수요 부진 등의 타격을 입고 있는 애플도 대형언어모델을 바탕으로 한 생성형 AI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며 8일 공개한 새로운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안경처럼 쓰는 컴퓨터인 MR 헤드셋 비전 프로는 다음 달 2일 미국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

미 월가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에도 AI를 위시한 기술 혁신이 미 증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술 혁신에 영원한 1위는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