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그레이스 김 “올해도 1승이 목표… 단 ‘메이저 퀸’이 되길”

입력 | 2024-01-12 03:00:00

작년 데뷔후 세 번째 대회서 첫우승
“첫 우승 너무 빨리와 머릿속 복잡… 욕심 생기고 내 스타일대로 못 쳐
연달아 컷 탈락 부진, 신인상 놓쳐
겨울훈련 땐 체력 기르는데 집중… 한국서 열리는 대회 꼭 참가하고파”




“올해도 1승이 목표다. 다만 그 1승이 메이저 대회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그레이스 김은 지난해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부진에 빠졌다. AP 뉴시스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김시은·24)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리고 4월 미국 하와이주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 후 세 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 기록을 남긴 것. 지난해 LPGA투어 신인 선수 가운데 첫 우승 기록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레이스 김은 결국 신인상 포인트가 624점에 그쳐 유해란(23·907점)에게 최고 신인 자리를 내줬다.

후원사인 ‘아디다스골프’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방문한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에서 9일 만난 그레이스 김은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놓친 건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첫 우승 이후 머릿속과 마음이 어지러워져 부진에 빠졌다”면서 “재작년 12월에 LPGA투어 데뷔를 준비하면서 자체적으로 시즌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계획보다 첫 우승이 너무 빨리 왔다. 기대를 하지 않던 게 갑자기 와버리니 욕심이 생겨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 탓에 내 스타일대로 골프를 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겨우내 체력과 체중을 늘리는 데 힘쓴 그레이스 김은 올 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AP 뉴시스

그레이스 김은 롯데 챔피언십 우승 후 LPGA투어 2개 대회에서 연달아 컷 탈락했다. 그 뒤로 17개 대회에 더 나섰지만 톱10 진입에 성공한 건 5월 열린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공동 10위) 딱 한 번뿐이었다. 시즌이 끝났을 때 컷 탈락 횟수는 6번까지 늘었다.

그레이스 김은 “투어를 처음 뛰다 보니 체력이 달리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 강점인 정확하고 반듯한 아이언샷을 살리지 못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면서 “이번 겨울에는 기술을 갈고닦기보다 체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 훈련과 휴식 일정을 짰다. 또 체중과 비거리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많이 먹으면서 몸무게도 늘렸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김은 지난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 82%로 LPGA투어 선수 중 11위였지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54야드(약 232m)로 102위였다.

올 시즌 LPGA투어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힐턴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막을 올린다. “새 시즌을 앞두고 약점을 많이 보완했다고 생각한다”는 그레이스 김은 “신인상은 타지 못했지만 앞으로 LPGA투어에서 뛰는 동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나 ‘코스 레코드’ 같은 특별한 기록을 여러 차례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시절에 이런 기록을 세우면서 우승한 적이 있는데 대회를 마치고 나면 ‘참 편하게 우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다. 모든 우승이 감사하지만 긴장감 높은 상황에서 우승하는 건 좀 싫다”며 웃었다.

지난해 롯데 챔피언십이 바로 ‘긴장감 높은 상황’에서 우승한 대회였다. 그레이스 김은 이 대회에서 성유진(24), 류위(29·중국)와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정상에 올랐다. 그레이스 김은 “그 대회 때는 정말 꼼꼼한 캐디를 만났다. 캐디분께서 각 홀에 대한 추가 정보를 야디지북(골프장 코스 정보가 담긴 책)에 적어가며 꼼꼼하게 코스 체크를 해주셨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 이분은 이 골프장을 정말 100% 알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연장전에서도 긴장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기간 한국 갤러리들의 열광적인 모습도 인상에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팔루아=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