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고우석 MLB 동반 진출 이달 초 결혼…아내 함께 출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확고한 주전 자리를 노리는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는 올해 ‘동기부여’가 될 만한 일들이 많이 있다.
함께 빅리그 무대를 누빌 한국 선수들이 늘어났고, 평생의 반려자도 맞이했다.
배지환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2024시즌을 준비하는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피츠버그의 주전 2루수 후보로도 거론되지만, 아직 확고하게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는 없다.
배지환도 “팀 내에서 나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보기 힘들다. 저는 다년 계약을 하거나 베테랑인 선수가 아니다. 아직 확실한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MLB는 모두가 경쟁한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마음으로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올해 빅리그 무대를 누비는 한국인 선수들이 늘어난 것은 ‘마이너리그에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지난해 MLB에서 뛴 한국인 선수는 배지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 류현진 등 4명이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86억원)에 대형 계약을 맺었다.
LG 트윈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던 고우석은 이달 초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합의했다. 2년, 총액 450만 달러를 보장받고 2026년 옵션이 실행되면 3년, 700만 달러(약 92억원)로 규모가 늘어난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로 직행한 배지환은 한국인 빅리거가 늘어난 것에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같은 지구에 속한 것이 아니라 자주는 볼 수 없지만, 한국인 선수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반갑다.
배지환은 “미국 마이너리그와 MLB에 아시아 선수들이 많지 않다보니 일본 선수만 봐도 반갑다. 계약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 선수들이 많아지는 것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한 집안의 가장이 됐다는 사실도 배지환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부분이다. 배지환은 지난 6일 결혼식을 올렸고, 이날 아내도 함께 출국했다.
배지환은 “책임질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 야구장 안에서 반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전까지 저만 생각하고 뛰었다면 이제 아내, 그리고 멀게는 자식까지 먹여 살려야 한다. 더 간절해졌다”고 강조했다.
풀타임을 처음 소화한 지난 시즌 막판 체력 저하로 고생했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내가 생겨 한층 든든한 마음도 있다.
배지환은 “지난 시즌 초반 유니폼이 꽉 끼다가 시즌 막판이 되니 헐렁해지더라. 이제 결혼을 했으니 체중이나 체력 관리는 한층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있다”며 “시즌 말미에도 최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