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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치킨 줬더니 “돈도 달라” 황당 요구에 ‘회의감’ [e글e글]

입력 | 2024-01-11 10:17:00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사정이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로 치킨을 줬다가 되레 돈까지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좋은 일 하려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의 사연이 올라왔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A 씨에 따르면, 지난 6일 한 여성이 가게에 전화를 걸어 “아이들 3명이 장애인이고 기초생활수급자다. 애들이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데 좀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다. 돈은 지원금이 들어오면 이체해 주겠다고 했다.

A 씨는 “그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해드릴 테니 가게로 오라고 했다”며 “장사 초반에 어려운 사람들 돕자고 남편이랑 얘기했었다. 남편과 제가 어릴 때 가난했기에 힘든 분들이 우리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이들이 찾아오자 A 씨는 치킨 두 마리에 콜라까지 넣어 보내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한 달에 한두 번 아이들이 치킨 먹고 싶다 하면 전화하시라. 무료로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성은 별 반응이 없이 “네~”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A 씨는 “감사인사를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별 반응이 없기에 혹시 자존심이 상했거나 상처 받았나 싶어 기분이 찜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다음날 여성이 다시 전화를 걸어 “막내아들이 아픈데 병원 갈 돈이 없으니 3만 원만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일면식도 없는 분인데 돈을 빌려 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전화하지 마시라’고 답하자 전화를 확 끊더라”며 “좋은 일 하려다가 마음을 닫게 됐다. (이런 경우)다른 사장님들 같으면 어떻게 하겠냐?”고 의견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감사하지만 그 도움이 계속되면 그런 마음들은 사라지고 오히려 자신들이 도움 받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수급자면 병원비 거의 안 나온다” “처음부터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공짜로 줬던 치킨 값도 받아내라”며 분노를 표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