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해외직구 위해식품 목록 공개 비타민·보충제 등 건기식이 다수 차지 국내서 식품용 허용 안된 성분 포함돼
아마존을 통해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매한 A씨. 섭취 기간인 한 달 동안 설사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결국 설사가 이어지다가 쓰러져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 A씨는 “섭취를 중단하자니 돈이 아깝고 부작용 환불은 입증은 물론 절차도 복잡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공개한 해외직구 식품 상담 사례 가운데 하나다. A씨와 같은 해외 직구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이 들어간 제품들이 연초부터 무더기로 확인됐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일부터 전날까지 해외직구 위해식품으로 총 15건이 등록됐다.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식욕억제제로 홍보하고 있는 한 미국산 식품은 ‘테오브로민(Theobromine)’을 포함했다. 테오브로민은 기관지 또는 폐에 존재하는 미주신경의 작용을 억제해 기침 완화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문 의약품 성분이다. 하지만 어지러움, 구역, 두통, 복통 등 부작용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미주신경은 운동·지각·자율 신경섬유를 포함하고 있는 복잡한 혼합신경을 말한다.
또 호주산 수면유도제에서는 카바카바가 검출됐다. 카바카바는 남태평양 군도에서 서식하는 관목 식물로, 뿌리에서 추출되는 카바락톤이라는 물질이 불안감 해소, 진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당 성분을 장기 섭취할 경우 중독 및 위장장애, 호흡곤란, 피부 알러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미국, 영국 등에서 제조된 제품에서도 국내 반입이 차단된 5-하이드록시트립토판이 검출됐다. 5-하이드록시트립토판’은 신경안정제 등 의약품에 사용되는 성분이다.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식욕부진을 포함한 위장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나머지 4개는 차, 코코아 등 식품으로 원산지는 태국이다. 해당 식품에서는 모두 센노사이드가 검출됐다.
해외직구로 건강 관련 식품을 구매할 경우 문제는 또 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성분을 섭취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보상도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직구보다는 안전성이 검증된 국내 제품을 구매하고, 해회직구를 할 경우 원료, 성분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의 가장 큰 이유가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식품을 해외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상당수 제품이 국내에서 식품 성분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반입이 차단된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식약처에 공개된 정보를 확인하는 등 스스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