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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中 BYD 테슬라 제치고 판매 1위… 韓 ‘전기차 대전’ 준비돼 있나

입력 | 2024-01-03 23:57:00

비야디 ‘한(漢)’


새해 벽두부터 중국 자동차 산업이 기염을 토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작년 4분기 판매량이 부동의 1위였던 미국 테슬라를 넘어섰다. 저가 전기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작년 전체 자동차 수출 1위에 올라섰다.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세계 각국의 300여 개 모빌리티 업체가 신차·신기술을 선보일 정도로 ‘글로벌 전기차 대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 4분기 BYD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52만6400대로 같은 기간 48만4500대를 판 테슬라를 앞질렀다. 세계 최대인 전기차 내수시장에서 할인 판매를 확대하고,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판로를 넓힌 게 주효했다고 한다. 전기차 약진에 힘입어 중국은 작년 1∼11월에 441만2000대의 차를 수출했다. 일본의 작년 연간 수출 대수가 430만 대 정도여서 중국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과 맞상대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현대차·기아는 일본, 독일 기업보다 먼저 전기차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중국에 앞선 2차전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지난해 1∼11월 252만 대의 차를 수출하고, 미국에선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세웠는데도 중국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한국에 도전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지난해 중국,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올해에는 미국 차만 남기고 일본, 독일산 차까지 뺐다. 프랑스는 작년 말 전기차 보조금 리스트에서 중국 차를 배제하고, 한국 차 중에선 현대차 코나만 포함시켰다.

반도체 빙하기를 맞았던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수출 코리아’를 수호하는 주력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중국 차의 거친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선 미국, 유럽의 현지 생산시설을 조속히 완비해 무역장벽을 뛰어넘고, 동남아·중동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통상외교를 강화하는 한편,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차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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