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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원룸텔 벽간소음’ 이웃 살해 20대 항소심서 징역 17년

입력 | 2023-12-13 14:54:00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뉴스1


원룸텔에서 벽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이웃을 살해한 20대가 항소심에서 형이 더 늘어났다.

13일 수원고법 제3-2형사부(부장판사 김동규·허양윤·원익선)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2년 늘어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 특정프로그램 치료 이수를 명령했다. A씨와 검사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은 중대한 범죄라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의식을 잃었다가 회복한 피해자를 상대로 분노를 표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보이는 점,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미루어 원심 선고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검사의 양형부당을 받아들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는 점과 우발적 범행으로 이루어진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월24일 오후 10시쯤 자신이 살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원룸텔에서 원룸에서 옆방 거주자 B씨(46)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키보드 소리때문에 시끄럽다”며 “내가 여기 더 오래 살았으니 원장(원룸텔 운영자)에게 말해서 널 내보내겠다”며 “집을 옮기게 해 줄 부모도 없냐. 돈도 내줄 수 없는 부모라면 없는 게 낫다. 거지XX야”라고 말했다.

이 말에 격분한 A씨는 곧장 복도로 나가 B씨를 밀쳤고 목을 졸랐다. 이어 몸이 축 늘어진 B씨를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가 잔혹한 방법으로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인적 드문 새벽시간대 숨진 B씨를 유기하기로 하고 원룸텔 관리실로 가 CCTV 전원을 차단했다. B씨의 휴대폰과 지갑은 쓰레기장에 버렸다. 하지만 시신 유기가 여의치 않자 범행 이튿날 오후 인근 파출소를 찾아가 자수했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