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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이 그들에겐 포르노”…나체 합성 ‘지인 능욕방’ 피해자 울분

입력 | 2023-12-05 09:59:00

ⓒ News1 DB


다른 사람의 사진과 정보를 SNS에 올리고 성희롱성 글을 붙이거나 사진을 합성하는 등 성적으로 괴롭히는 ‘지인 능욕’ 범죄가 청소년층까지 퍼진 가운데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4일 SBS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여대생 A씨의 SNS에 모르는 사람들의 성희롱 메시지가 쏟아졌다.

누군가 A씨 사진과 이름, 사는 곳 등을 이른바 ‘지인 능욕’ 텔레그램 방에 올리면서 A씨의 신상이 퍼진 것이다.

(SBS 갈무리)

A씨가 직접 확인한 방에는 1000명이 넘게 모여 있었고, 수많은 여성 정보와 나체 합성사진을 만들어준다는 글들이 가득했다.

A씨는 “(지인들을) 다 의심하게 되더라. 혹시 나를 알고 있나 싶어서 불안해서 숨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잡기 어렵다”였다. 이에 A씨 혼자 가해자와 접촉해 모욕적인 말을 견디며 신원을 특정해 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A씨는 “‘외국계 기업이라 못 잡는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니까. 울면서 (가해자에게 연락) 했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여성 B씨는 자신의 나체 합성 사진이 텔레그램을 통해 지인들에게 유포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B씨는 “나의 모든 일상이 그냥 그들에게는 포르노처럼 그렇게…”라고 말했다. B씨는 가까스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아 경찰에 알렸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는 종결됐다.

B씨는 “수사 과정이 훨씬 더 트라우마가 심했다. 피해자들이 모든 걸 감당하게 만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지난 7월부터는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유포하거나 지인 능욕방 개설, 유명인 사칭 SNS 이용 시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범죄 대부분이 해외에 기반을 둔 SNS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수사가 쉽지 않고, 범인을 잡는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아 피해자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