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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의원직 상실형에 ‘예수 비유’…與 “신성모독”

입력 | 2023-12-03 18:41:00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공직선거법위반 등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29/뉴스1 ⓒ News1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스스로를 예수에 비유한 표현을 써서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범죄자가 성인(聖人)의 희생을 코스프레하다니 그 자체가 신성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검사의 나라에서 검찰권력과 맞서 싸우는 길을 선택한다는건 견디기 어려운 혹독한 고난의 길임을 각오해야 한다”며 “가시면류관을 쓰고 채찍을 맞아가며 십자가를 메고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들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살아남겠다”라고 썼다. 이어 박노해 시인의 작품 ‘살아서 돌아온 자’를 인용하며 “절정에 달한 악은 실체를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3일에도 페이스북에 “인류 역사상 선과 악의 대결에서 완벽한 악의 승리로 결말난 경우도 적지 않다. 12.12 군사쿠데타에서 전두환이 승리하고 장태완 수경사령관, 정병주 특전사령관이 패배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썼다. 이어 “악마와 다를 바 없는 검찰의 사건조작을 법원이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악의 승리로 결말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울산 사건’에서도 검찰의 무리한 짜맞추기 수사로 두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억울함은 밝혀지지 못하고 심판자는 악의 손을 들어준다”고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1심의 오판을 바로잡으라고 3심제가 보장되는 것”이라며 “1심 판결을 확정 판결인양 전직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는 것은 저급한 정치수준을 그대로 드러내는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황 의원이 자신을 예수에 비유하는 파렴치의 끝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살아서 돌아오고 말고는 황 의원 본인이 아니라 법의 심판과 국민의 판단에 달렸다”며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헌법을 유린한 대가로 얻어낸 국회의원 배지,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