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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 영양제, 쏟아넣어도 폐암 못막는다…“음식으로 먹어야 효과”

입력 | 2023-11-27 10:50:00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비타민C 영양제를 아무리 먹어도 폐암을 예방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음식을 통해 섭취하면 위험성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대학원장이 1992년부터 2018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0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음식을 통한 비타민C 섭취는 폐암의 위험성을 18% 낮추는 반면 영양제와 같이 보충제의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명 원장에 따르면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역학연구들을 종합해보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 암과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이 약 30% 줄어든다.

이는 암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종을 억제하는 항산화제 중 하나인 비타민C가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하는 역학연구 중 근거수준이 가장 높은 코호트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C를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과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에 따라 폐암 예방의 효과가 차이를 보였다.

이에 연구팀이 20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음식을 통한 비타민C 섭취는 폐암의 위험성을 18% 낮추는 반면, 영양제와 같이 보충제의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대학원장(왼쪽)과 줭 쩡(Dung V. Tran) 대학원생. (국립암센터 제공)

명 원장은 “비타민C를 어떤 형태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폐암 발생에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한 가설은 몇 가지가 있다”면서 두 가지 가설을 소개했다.

그는 “하나는 음식을 통해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경우 다른 항산화제 및 영양 물질이 함께 섭취돼 암을 예방하지만 비타민C 보충제 단독으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다른 하나는 활성산소종이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유발하지만 반대로 미생물이나 외부 물질을 제거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는데,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를 장기적으로 섭취하는 경우 오히려 외부 물질에 대한 방어 및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 원장은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절대적이며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나 여러 가지 영양물질은 보충제가 아닌 음식의 형태로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한다”면서 “비타민, 오메가3 지방산, 유산균, 칼슘, 글루코사민 등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은 연구들에 따르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거나 희박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적으로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등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암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베트남 출신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대학원생 줭 쩡(Dung V. Tran)이 제1저자로, 명승권 대학원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인 ‘옹콜로지 레터즈(Oncology Letters)’에 2023년 11월 10일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