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는 병원에서 처음 도주할 때 훔친 남색 병원복을 입고 있었으나 이후 베이지색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다. (법무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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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병원에서 달아난 피의자 김길수 씨(36·사진)가 도주 63시간 만에 경기 의정부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24분경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의 공중전화 인근에서 김 씨를 검거했다. 이날 김 씨는 여자친구 A 씨에게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A 씨는 전화를 받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시간을 끌면서 검거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발신번호가 공중전화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형사를 보내 김 씨를 검거했는데 김 씨는 4일 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상가에서 구입한 검은색 점퍼 차림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 시도는 없었고 다소 저항을 하긴 했지만 안전하게 제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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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김 씨가 특수강도 혐의로 지난달 30일 경찰에 체포된 장소도 의정부의 한 숙박업소라는 점에서 의정부 일대를 집중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 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이를 보고 현금 7억4000여만 원을 들고나온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린 뒤 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범행 후 A 씨와 함께 의정부 숙박업소 여러 곳을 전전하다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김 씨는 2일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를 삼켰다며 복통을 호소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가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4일 오전 6시 20분경 병원에서 화장실에 가겠다고 해 교도관들이 수갑 등 보호장비를 잠시 풀어준 사이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도주 당시 병원 직원들이 입는 남색 상하의 상태였던 김 씨는 도주한 당일에만 베이지색 상하의, 검은색 상하의로 옷을 두 차례나 바꿔 입으며 추적을 피했다. 또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A 씨와 친동생을 만나 건네받은 현금 100여만 원만 사용했다.
법무부는 김 씨 도주 다음 날인 5일 현상금 500만 원을 내걸었고 6일에는 현상금을 1000만 원으로 올렸다. 경찰은 “김 씨의 도주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라며 “조사를 마치는대로 서울구치소에 인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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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