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사망하자 “중국의 자유주의 시장경제 개혁에 조종이 울렸다”며 중국 누리꾼들이 애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일부 중국 지식인과 자유주의 엘리트들은 “리커창 전 총리는 중국의 자유주의 시장 경제 개혁의 등대였다”며 “갑자기 등대가 꺼짐에 따라 자유주의 시장 경제 개혁이 끝났다”고 애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위챗(중국의 트위터)에 리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이 같은 글을 올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총리 재임 기간 여러 차례 시 주석에게 반기를 들었다.
2020년 5월 전인대 기자회견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 명의 월수입이 겨우 1000위안(약 18만5000원)밖에 안 되며,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 주석이 강조한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노골적인 반박으로 읽힐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 화상회의를 열어 10만 명이 넘는 공직자들 앞에서 중국의 경제 상황이 코로나가 막 발병했던 2020년 보다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선호하는 리 전총리는 이를 위해 시장에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시 주석은 IT기업도 공산당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당이 통제하는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리 전 총리가 숨져 시 주석의 독주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 알프레드 우는 “리 전 총리가 이전의 주룽지나 원자바오 총리처럼 실세 총리가 아니었음에도 경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제 목소리를 냈다”며 “이제 이런 목소리마저 사라져 중국에서 시장 경제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