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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OTT 구독료 줄인상… 가입자 늘자 ‘수익 확대’ 나서

입력 | 2023-10-27 03:00:00

‘애플TV+’ 월 구독료 9.99달러로
넷플릭스, 美-英 등서 인상 단행
유튜브 프리미엄도 예고없이 올려
“영향력 업고 기습 인상” 비판 나와




미국 빅테크(대형 첨단기술 기업)가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구독료를 줄줄이 인상하고 나섰다. 콘텐츠 경쟁력을 무기로 전 세계 1억 명 안팎의 가입자를 우선 확보한 뒤 가격 인상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애플은 25일(현지 시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 플러스’ 등 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인상안을 발표했다. 애플은 미국 등 일부 시장에서 애플TV 플러스의 월 구독료를 이날부터 기존 6.99달러(약 9500원)에서 9.99달러로 높였다. 이번 인상 조치는 지난해 10월 애플TV 플러스의 구독료가 4.99달러에서 6.99달러로 오른 지 1년 만이다. 애플TV 플러스의 연간 구독료도 69달러에서 99달러로 올랐다.

애플의 구독형 영상 콘텐츠, 게임, 뉴스 서비스를 한데 묶은 서비스 ‘애플 원’의 구독료도 개인 요금제는 16.95달러에서 19.95달러로 높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OTT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18일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월 구독료를 올린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광고 없는 ‘베이식(Basic)’ 요금제 구독료가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애플과 넷플릭스 등이 운영하는 주요 콘텐츠 플랫폼 구독료는 최근 1년간 평균 약 25% 올랐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가 구독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다음 달 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미국 현지에선 애플의 실적이 4개 분기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3분기 유료 구독자가 2억471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는데도 수익성 개선 필요성으로 인해 주요국의 구독료를 올렸다. WSJ는 “(플랫폼) 업체들은 (콘텐츠 투자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뒤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빅테크는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예고 없이 구독료를 기습 인상해 비판을 받기도 한다. 구글은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프리미엄)의 구독료 인상 내용을 별도로 공지하거나 발표하지 않고 가입 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개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이 ‘조용한 인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미국 내 구독료는 7월 11.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올랐다.

빅테크는 조만간 한국에서도 구독료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내 광고 없는 요금제의 월 구독료를 13.99달러로 기존보다 3달러 인상한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에서의 월 이용료도 신규 가입자에 한해 다음 달 1일부터 4000원 오른 1만3900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빅테크가 가격 인상 레이스를 펼치면서 결국 이용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