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294명 응답 내신에 '상대평가 병기' 81.5% 긍정 답변 수능 국어·수학·탐구 선택 폐지 80% 지지 심화수학 도입은 응답자 과반수가 부정적
학부모 10명 중 7명이 내신 5등급제 개편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과목 폐지를 골자로 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교육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지난 20~22일 자체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4000명을 대상으로 ‘2028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에 대해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이같이 공개했다.
교육부는 설문이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4000명 중 1294명이 응답했다고 전했다.
내신 전 과목에 절대평가(성취도평가)와 상대평가(석차등급)를 함께 표기하는 방식은 ‘동의한다’ 602명, ‘어느 정도 동의한다’ 452명 등 81.5%가 긍정 입장을 밝혔다.
내신 5등급제 전환에 대해서는 긍정 답변이 77.4%였다. ‘동의한다’ 568명, ‘어느 정도 동의한다’ 434명이다.
수능 국어·수학·탐구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한 ‘통합형 과목체제’를 두고는 80.3%(동의 675명, 어느 정도 동의 364명)가 동의했다. 통합사회·과학 출제는 83.1%(동의 732명, 어느 정도 동의 343명)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교육부가 시안에서 확정하지 않고 국가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하도록 한 미적분Ⅱ와 기하 영역의 절대평가 ‘심화수학’ 선택과목은 54.5%가 반대(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359명, 동의하지 않는다 347명)했다.
교육부는 시안 발표 전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중학생 자녀가 있는 전국 학부모 32명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 FGI) 결과도 공개했다.
사전 설정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주제별 집중 토론을 진행한 FGI 결과, 내신은 5등급 전환으로 평가 부담이 완화되겠지만 변별력이 하락해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면접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수도권 학부모는 대학이 내신을 상대평가 위주로 입시에서 반영할 것이라 절대평가(성취도평가)를 같이 제공한다고 해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등수와 등급을 추가 제공해 학부모 입장에서 궁금한 정보를 고교가 알려준다는 점, 교사 주관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공정성과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해소된다는 점은 긍정 평가했다.
조사에서 한 수도권 학부모는 “자사고를 가는 이유가 정시(수능) 준비가 되고 분위기 좋고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준비가 되기 때문”이라며 “(시안이 적용되면) 일반고는 내신 따기도 힘들고 학종의 대비도 힘들어서 자사고로 치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사에 참여한 한 수도권 학부모는 “(수능의)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고1 때 배우는 수준은 아닐 것 같다”며 “대학이 선호하는 인재상을 제시하면 그 부분을 공부하기 위한 다른 노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심화수학’ 도입 안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최상위권 학생 변별용 과목“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해당 진로와 상관 없는 학생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처럼 교육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 나왔지만, 교육시민단체와 진보 성향 교직단체 설문에서는 시안과 달리 수능과 고교 내신 전 과목 절대평가 의견이 보다 우세했다.
시안 발표 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18~23일 전국 고교 교사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 71.7%가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내신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 71.2%로 집계돼 시안을 부정 평가했다.
시안 발표 전인 지난달 13~14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전국 성인 1013명 대상 설문에서는 ‘내신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에 동의한다는 입장이 과반수인 55.4%로 나왔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동의한다는 입장도 56.4%였다.
이처럼 양측의 장외 공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부는 이날 오후 4시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시안을 주제로 첫번째 학부모 대상 권역별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시안에 대한 공청회는 다음 달 20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