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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株 뒷걸음치자… 외국인 한달간 2조 순매도

입력 | 2023-10-19 03:00:00

전기차 판매 부진 등에 투매
외국인 순매도액 77% 차지
포스코홀딩스-LG엔솔 順
“주가 반등” “추가 하락” 엇갈려




외국인 투자가들이 최근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관련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최근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이차전지 종목을 집중 투매한 데 따른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최근 한 달(9월 18일∼10월 18일)간 외국인들의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이차전지주로 나타났다. 해당 7개 종목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2조1803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액(2조8256억 원)의 77.1%를 차지하는 규모다.

종목별 외국인 순매도액은 포스코홀딩스가 585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3891억 원), 에코프로비엠(3636억 원), LG화학(3528억 원), 삼성SDI(2105억 원), SK이노베이션(1539억 원), 포스코퓨처엠(1246억 원) 순이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2020년 3월 5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기간이다. 하지만 17, 18일에는 이틀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여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전날 4281억 원에 이어 18일에도 3450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전날 3.12%에 이어 이날 1.59% 상승하며 ‘7만 전자’(종가 7만500원)를 회복했다. 현대자동차도 전날 대비 1.75% 상승한 19만180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17, 18일 이틀 동안에도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7개는 여전히 이차전지주가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강(强)달러 현상이 강해지면서 외국인들이 이차전지주를 대량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차전지 전방 산업인 전기자동차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7월 말을 고점으로 8월부터 이차전지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또 한국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경쟁 품목인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차전지 주가를 끌어내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 하락 폭이 다른 종목에 비해 크다 보니 외국인들의 투매 대상이 됐다. 외국인들의 이차전지 투자 비중이 워낙 커 순매도액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종목 주가가 고점 대비 30% 내외로 하락했지만 향후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내년 전기차 시장 회복과 함께 낮아진 주가로 인해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공매도 물량이 많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이차전지 시장이 안 좋을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1∼6월)부터는 저가형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라 이차전지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