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강서구청장 보선, 여야 총력전
“국민을 주권자로 존중하지 않고 지배 대상으로 업신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여러분이 행동으로 증명해달라.”(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통령과 핫라인이 개통돼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지도부는 9일 사활을 걸고 막판 총력 유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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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시 당 지도부 문책 및 쇄신론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 속 선거 직후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총선기획단’을 발족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의 전통적 텃밭인 강서에서 역대 최고치 사전투표율(22.64%)이 나온 것에 상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이지만 “지거나, 신승할 경우 이 대표 퇴진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로 ‘정권심판론’을 끌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긴장감도 감지된다.
● 이재명, 퇴원 직후 유세 현장 등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민주당 진교훈 후보(왼쪽)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단식 중단 뒤 입원 치료 중이던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뒤 지원 유세에 나섰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친명 지도부는 보궐선거 승리 시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거나 예상보다 적은 표차로 신승할 경우 ‘이재명 퇴진론’이 다시 한번 불거질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영장 기각에 따른 역풍으로 보수 지지층이 집결했으니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이재명이 빠져야 한다’는 비명(비이재명)계의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유세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며 통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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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현 “대통령과 핫라인 與 후보 지지해 달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운데)와 박대출 정책위의장(왼쪽),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김 대표 뒤) 등 당 지도부와 김성태 강서을 당협위원장(오른쪽)이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암나루근린공원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로는 “박빙 승부”, “바닥 민심이 돌아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불안감도 감지된다. 당 핵심 인사는 “강서는 우리로선 서울 내 5대 험지”라고 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성태 강서을 당협위원장도 “보수층과 중도 무당층도 상당히 동요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내부적으로는 “두 자릿수 대패만은 막아 보자”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인다.
당 지도부는 선거 직후 곧바로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켜 내년 총선 준비 모드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패배 시 불거질 김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을 최소화해 공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패배 시엔 지도부가 부정했던 ‘수도권 위기론’의 실체를 마주한 셈”이라며 “김태우 후보 공천을 주장했던 인사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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