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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文정부 집값 못잡아” 정책 실패 인정

입력 | 2023-10-06 03:00:00

부동산 정책 설계자, 출간 책서 밝혀
“대출 더 죄고 주택공급 당겼어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수현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사진)이 최근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지 못했다”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면서 대출 규제를 더 빠르게, 더 강하게 하지 못한 점을 실패 요인으로 꼽았다. 김 전 실장은 2017년 5월∼2018년 11월 사회수석비서관, 2018년 11월∼2019년 6월 정책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최근 출간한 ‘부동산과 정치’라는 책에서 “2020년부터 오른 서울 아파트값은 다분히 거품이며, 막았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문재인 정부 초기 2년에 대해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게 명확하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집중된 패닉바잉에 대처하지 못한 것을 뼈아픈 실책이라고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총부채상환비율(DSR)을 좀 더 빨리 엄격히 적용하고, 특히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 변형된 부동산 기업 대출 등을 더 강하게 억제했어야 했다”고 했다. 전세대출이 높은 매매가를 떠받치면서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점을 자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의 ‘금융대출 확대가 어쩔 수 없다’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본다”며 “기획재정부는 유동성 축소나 강한 대출 규제에는 부정적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3기 신도시나 도심 공급 확대 등을 조금 더 일찍, 더 과감하게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공급대책이 뒤늦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또 그는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정책에서) 무원칙하고 극단적인 영역을 오갔다”며 “2020년 7월 종부세를 비현실적으로 올리고 무리한 과표 현실화 계획을 세운 것, 2019년 재건축 분양가상한제나 비현실적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과 방식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집값 등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서 그는 “부끄럽거나 양심에 거리낄 일을 한 것은 전혀 없다”고 언급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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