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오스틴 리의 국내 첫 개인전 ‘패싱 타임’ 속 그의 작품들. 2023.9.25/뉴스1
롯데뮤지엄은 오는 12월31일까지 오스틴 리의 국내 첫 개인전 ‘패싱타임’(Passing Time)을 개최한다.
오스틴 리는 기존 회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시각예술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어떤 신비로움을 갖고 있다. 그가 아티스트가 되기 전 권투선수였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그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람들이 코로나 팬데믹 시대 경험한 복잡다단한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여행’으로 기획됐으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감정을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영상 등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전시장 끝 온통 파란색으로 덮인 공간에서 마주하는 작품 ‘파운틴’(Fountain)은 양팔을 벌리고 바닥에 누워 있는 인물이 입에서 물을 뿜어내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오스틴 리의 국내 첫 개인전 ‘패싱 타임’ 속 그의 작품 ‘파운틴’(Fountain). 2023.9.25/뉴스1
‘크라이 베이비’(Cry Baby)는 복싱 경기에서 패배한 한 복서가 경기장 줄에 위태롭게 기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고등학생 시절 복싱 체육관에서 일하며 아마추어 경기에도 참여했던 작가는 복싱과 페인팅 사이에 정신적이고도 철학적인 차원의 유사점이 있다고 믿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한다.
작가는 슬픔과 좌절을 겪은 사람만이 진정한 기쁨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스틴 리는 거장들의 명화를 차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데, 작품 ‘조이’(Joy)는 앙리 마티스의 ‘댄스’를 떠올리게 한다.
핑크와 파랑, 초록의 강렬한 색감들과 함께 간결하게 처리된 춤추는 인물들의 형상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원작을 더 잘 이해하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를 기념해 작가가 새롭게 제작한 ‘플라워 힐’(Flower Hill)은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아쉬운 감정과 다가오는 새해의 시작을 맞이하는 설렘을 모두 담은 작품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