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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물들이는 고품격 하모니

입력 | 2023-09-22 03:00:00

40주년 맞은 ‘가곡과 아리아의 밤’
26일 아트센터인천서 무료 공연
국내외 대표 성악가들 인천 찾아
뮤지컬-대중음악 등 색다른 무대도



지난해 10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39회 새얼 가곡과 아리아의 밤’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이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1975년 인천에서 설립된 새얼문화재단이 매년 가을에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여는 음악회인 ‘가곡과 아리아의 밤’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26일 오후 7시 반 아트센터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이경구의 지휘와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바리톤 고성현과 안갑성, 소프라노 오미선 서선영 이세희, 테너 정호윤 등이 출연한다. 인천시립합창단, 스칼라오페라합창단, 인천 지역 10개 구군에서 활동하는 합창단이 민요를 함께 들려주며 깊어 가는 가을밤의 대미를 장식한다.

새얼문화재단은 1984년 11월 가곡과 아리아의 밤을 처음 무대에 올렸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넓히고 음악회를 통해 시민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시작했다. 당시 클래식과 같은 예술을 소개하거나 이 분야에 재능이 뛰어난 신예를 발굴하는 음악회가 손에 꼽을 만큼 척박했던 인천의 공연예술계 현실을 감안했을 때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40년에 이르는 역사가 말해주듯이 그동안 가곡과 아리아의 밤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다녀갔다. 엄정행 윤치호 박성원 백남옥 박인수 오현명 이규도 박세원 김학남 임웅균 강무림 최상호 김동규 신영옥 등이 인천을 찾았다. 또 인천 출신 성악가들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박수를 받을 기회도 줬다. 러시아 문화예술훈장인 ‘푸시킨 메달’을 받은 이연성 등이 고향을 찾아 자주 공연했다. 외국인 성악가들도 공연에 다녀갔다. 주빈 메타를 비롯해 세계적 지휘자와 함께 공연한 이탈리아 성악가 다비데 다미아니와 넬리 리 등이 시민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줬다.

시민들에게 좀 더 다양한 음악을 선물하기 위해 1999년부터 뮤지컬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명성황후’에 출연한 이태원을 비롯해 한국인 최초로 세계 4대 뮤지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에서 주연을 맡은 이소정과 최정원 정선아 등이 무대를 빛냈다.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뮤지컬 최고상인 토니상을 수상한 루시 앤 마일스도 어머니의 모국을 찾아 뮤지컬 ‘레 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의 주제곡을 불렀다.

대중가수도 공연에 초청했다. 2009년 인순이를 시작으로 2016년에는 ‘엘레지의 여왕’으로 불리는 국민가수 이미자 씨가 색다른 공연을 선보였다. 1964년 가요계에 데뷔한 이래 2500여 곡을 발표해 온 이 씨는 ‘그리운 금강산’ ‘비목’ 등의 가곡을 먼저 부른 뒤 자신의 히트곡 ‘동백아가씨’와 ‘노래는 나의 인생’을 가곡 버전으로 열창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천은 여러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토박이와 다툼이 없이 살아가는 공존의 도시”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새얼문화재단은 1만4000여 명에 이르는 후원회원이 매달 내는 회비와 재단 기금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출판,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1986년부터 인천지역 조찬포럼의 효시 격인 ‘새얼아침대화’를 매달 열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